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장기간 생체삽입 가능성 열어"

(대전=정래수 기자) 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생체 내에서 부식 등 변함없이 장기간 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유연한 전극을 개발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손상된 뇌 신경에 전극을 심고서 1개월 동안 전기 자극을 줘 식물인간을 깨어나게 했다.

환자가 정상이 되려면 대뇌 피질에 삽입한 전극에 내구성이 있어서 지속해서 전기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실리콘을 기판으로 하는 전극은 기계적 강도가 강한 대신 생물학적으로 거부반응이 심한 문제점이 있다.

유연한 고분자를 기판으로 하는 전극의 경우엔 생물학적 거부반응이 적으나, 고분자 기판과 금속 전극을 접합하기가 어렵다.

크롬이나 티타늄 같은 접착층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들은 생체에서 부식되는 문제가 있다.

ETRI 연구팀은 생체친화적인 금과 불소계 고분자를 이용했다.

불소계 유연 신경 전극 개발과 전임상 평가에 참여한 원광대 기초의학팀과 ETRI 연구진. 뒷줄 왼쪽부터 김민선 원광대 교수, 구 호 원광대 박사, 김용희 ETRI 책임연구원. 맨앞 정상돈 ETRI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장. 

흡습성이 거의 없는 불소계 고분자 필름을 플라스마 처리하는 방식으로 금 전극 접착률을 높였다.

플라스마 처리된 불소계 고분자 필름을 녹는점 이하에서 열 압착해 접착력도 키웠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직경이 100㎛(마이크로미터)인 16채널 금 신경 전극을 구현했다.

유연성도 갖춘 이 신경 전극을 70도의 진한 질산에 1시간 이상 담가도 부식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원광대 기초의학팀과 협력해 실험도 했다.

쥐 머리에 신경 전극을 삽입하고서 약물로 간질을 유도하게 한 뒤 발작 신호를 감지하는 방법으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ETRI는 이 신경 전극이 생체삽입용 혈당 센서, 웨어러블 유연 센서, 사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신경 보철 보급, 뇌 질환자 기능 회복 장비, 극한환경에 필요한 화학 센서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적 내구성도 뛰어난 만큼 팔·다리 절단 환자나 인공 망막 사용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상돈 ETRI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장은 "전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간 생체적합성 확인 후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 보급은 국내·외 뇌 분야 실용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로모픽 소자 응용기술 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화학회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CSAMI)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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