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이너에서 친환경농업인의 길 선택
하우스 10동 ‘올브팜’ 농장 운영…청년 창업농 선정
‘이자벨 레터스’ 재배해 전량 한 살림 매장 납품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아 인기리 판매
또 다른 품종 ‘카이피라’ 재배 시작…5월부터 납품

 

처음 농업을 시작했을 때 쉽지는 않았습니다. 농업이란 게 정확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과 토질의 특성에 따라 키우는 방향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에 매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하나 그 방법을 배우고 연구하며 자신만의 농사원칙으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보람입니다.”

 

친환경청년농업인 최도현(29·사진)씨의 말이다.

충북 청주에서 올브팜’(Orve Farm) 농장을 운영하는 최 씨 이자벨 레터스품종을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해 전량 유기농 매장 한살림에 납품하고 있다.

이자벨 레터스는 유러피안 채소로 쌉싸름하면서도 은근한 단맛을 가지고 있다. 최도현 씨가 농사를 시작하고 이 품목을 선택한 것은 한살림 매장에 납품할 수 있는 농작물을 찾다가 발견하게 됐다. 대부분의 농작물은 이미 납품되고 있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는 한살림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상대로 엽채류 기호도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이자벨 레터스가 1위를 차지했다. 매력적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그가 납품하는 채소는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최도현씨는 청주기계공고 항공과와 충청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농업과는 거리가 먼 공부를 한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전공을 살려 서울의 웹디자인 업체에 취업을 했지만 거의 매일 반복되다시피 하는 야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그는 3개월 만에 퇴사하고 청주 고향으로 내려왔다. 10년 전부터 엽채류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를 도와 자연스럽게 농사를 배울 수 있었다.

 

최 씨는 점차 농업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2020년 청년 창업농에 선정됐다. 자금 지원을 받아 농지를 매입한 후 2021년 비닐하우스 10동을 지었다.

첫해는 큰 소득이 없었다. 심은 모종 중 30% 정도만 수확할 수 있었다. 논을 매입하고 복토를 한 직후라 땅과 작물이 서로 호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2년 차인 2022년에는 수확이 배가 될 만큼 양호했다. 유럽에서 샐러드용으로 애용되는 유럽 품종의 엽채류는 우리나라 풍토와 기후에는 잘 맞지 않아 재배가 까다롭다.

온도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의 내부 온도가 0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지만 난방기를 이용한 난방은 안 된다. 한살림 측이 납품 조건으로 내세운 요구사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씨는 수막 난방만을 진행하고 있다.

최도현 씨는 올해는 또 다른 품종 카이피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 농작물 역시 한 살림 납품 심사에 통과돼 5월부터 납품 예정이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1차 가공해 판매하기 위해 청주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농업인 지원사업에도 도전 중이다.

그는 Organic(유기농)Vegetable(채소)의 합성어인 올브팜을 농장 이름으로 한 건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겠다는 저만의 농사 원칙이라며 소비자의 기호는 늘 변하기 때문에 그 입맛을 맞출 후속작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도 시험 재배를 계속하고 있는 청년농업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바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