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시인, 시집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 출간

 

남극과 북극을 빙빙 돌린다

 

자유로운 영혼일수록 침이 고이고

껍질은 오래전부터 탈출을 꿈꾸었을 것

 

귀퉁이 쪼그라든 오렌지

살빛 다른 이들에게 한 쪽씩 나누어졌을 것

 

꽃을 꺾은 자에게 손을 모은 바라나시*

전설보다 더 오래 산다 해도

어찌 오렌지 역사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끝이 보이지 않던 갈림길에서 달려 나온 바퀴는

바빌론에서 풀려나온 눈빛이다

 

눈 감고 입을 열어 과즙 한입 삼키면

쓴맛 단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껍질 잃은 알맹이가 초라하다지만

어느 낯선 접시별에 툭 던져진다면

오렌지 아닌 다른 이름이 되어도 좋다

 

내일은 어디에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 인도 북부의 도시.

 

오렌지 지구본전문

 

 

김건희 시인
김건희 시인

 

김건희 시인의 시집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이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1부 흰 눈썹에 가둔 새의 숨소리, 2부 저 붉은 꽃잎이 문을 두드리면, 3부 달의 이면에 숨은 문장, 4부 벌겋게 익어갈 나의 사과들로 구성됐다.

이구한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을 통해 김건희 시인의 시집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을 통해 몸에 관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몸 안의 세계를 탐색하던 시인은 몸 밖의 세계로 나아갔고, 몸 밖의 세계에서 더 넓은 세계, 더 나아가 낯선 접시별인 우주로까지 송신을 한다. 이러한 시인의 모색은 생이 혼자만이 걷는 길이 아니고 우리 모두 함께 걷는 길의 지평 위에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한 문장으로 사그라드는 감정을/ 사방으로 흩어지려는 은유의 중력을/ 부스럭거리는 반어 또한 나는 모른다// 맨발의 내가/ 그대에게 깃발을 꽂으려/ 한 발 한 발 다가갈 뿐이라고 전한다.

김건희 시인은 2018미당문학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두근두근 캥거루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이 있다.

2016 동서문학상, 1회 해동공자 최충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대구시인협회, 문인협회 회원, 미당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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