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숙 시인, 시집

 

밤을 향해 시간은 스며듭니다

 

어둠을 파고드는 전구로 인해 밤은 너무 더디게 와서 별빛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컴컴한 배경에는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신비가 숨어 있습니다

 

낮을 이룬 것들이 고요 속으로 침잠하고 잔여의 시간을 나에게 넘깁니다

 

돌아보니 얼룩뿐입니다

 

그믐으로 건너뛰는 초하루에도 밤은 오래된 자세를 바꾸지 않습니다

 

마음의 묵정밭에 목어 소리 들려오고

 

모서리부터 어둠이 무너지더니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오래된 밤의 자세

 

 

곽인숙 시인
곽인숙 시인

 

곽인숙 시인의 시집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 시집은 1부 빛바랜 우산을 접으니, 2내 어두운 자리마다 등불이, 3그래도 아름다웠던 순간은 있었기에, 4부 생의 갈림길에서 뜨거웠던 순간들로 구성돼 있다.

조선의 시인은 추천 글에서 곽인숙 시인은 그리움에 대한 탐색이 깊다. 섬세하고 남다른 사색으로 삶의 보편적 이치에 닿으려는 고투와 통찰이 시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라져 버린 기억을 소환하는 노련한 수사가 독자적인 서정을 구축한다. 인간과 사물의 존재를 이루는 경외감이 단지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와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곽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저 하늘의 태양이/ 내게 말한다/ 어머니 품속같이/ 따뜻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시를 쓰라고,”라고 심경을 전한다.

곽인숙 시인은 남해 출생으로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다. 시와 편견으로 등단했다. 시집은 동심원 연가 남해로 가는 능내역 기적소리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가 있다.

신정문학전체대상, 안정복문학상, 한국시인협회 특별상, 남명문학상을 수상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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