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영 작가, 동시집 『치과로 간 빨래집게』 출간

 

검정비닐봉지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어

 

캄캄한 곳에 인질로 잡혀있던

감자들이 도깨비로 변해서

툭툭 튀어나왔거든

시퍼런 뿔이

몇 개씩이나 달려있었어

-감자 도깨비부분

 

 

한혜영 작가
한혜영 작가

 

한혜영 작가의 동시집 치과로 간 빨래집게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동시집은 1부 봄비는 길고 가느다란 은젓가락, 2부 발걸음이 떨어지지를 않아 주춤거리던 엄마구름, 3부 백 년쯤 로댕처럼 턱 고이고 고민을, 4부 선생님은 똥만 찾아다녔다로 구성됐다.

한 작가는 풍부한 시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흔한 소재에도 그의 시선이 닿으면 따듯하고 이쁜 색깔이 된다.

지구를 하나의 공으로 만들고 빗줄기를 머리카락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다.

동시를 읽다 보면 변기를 놓고 퀴즈처럼 풀어가는 독특한 방법이 있는가 하면 도둑고양이별일 아닌 이야기처럼 동화적 상상력을 더하기도 한다. 골목길에 몰래 버려봤자휴가 떠난 바다에서 만난다는, 환경보호를 깨닫게 하는 동시가 있다. 흔하게 쓰고 버리는 물의 귀중함도 깨닫게 한다.

치과로 간 빨래집게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동시집이다.

한혜영 작가는 충남 서산 출생이다. 1989년 아동문학연구 동시조 당선, 1994년 현대시학 시 추천.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8년 계몽아동문학상 소년소설에 당선 됐다. 동시집으로 닭장 옆 탱자나무 큰소리 뻥뻥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치과로 간 빨래집게. 시집 검정사과농장 등이 있다. 미주문학상, 동주해외작가상, 해외풀꽃시인상을 수상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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