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현 식 충북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전국의 각 가정마다 한 해 동안 우리 밥상을 책임질 김장을 준비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환경인으로서 늘 맛있는 김장 김치 뒤에 남아 있을 폐염수가 하천에 방류되는 것이 걱정이다. 도내 절임배추 작목반은 2021년 기준으로 720농가이며, 그 중 괴산군이 569농가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절임배추 생산량은 연간 21992t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염수는 연간 1818t이다.

배추절임 과정에서 발생된 폐염수는 하천으로 짧은 시기에 대량으로 버려질 경우 하천 생태계에 위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도에서도 절임배추 생산증가에 따른 고농도 폐염수를 우려해 매년 새롭게 관리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점관리지역인 괴산군은 마을 공공용 폐염수 수거통 설치와 수거 후 자원화를 운영 중이고 일반관리지역으로 구분하는 그 외 청주시 등은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연계처리가 검토 중이다. 그러나 소규모 마을 내 김장가구에서 발생되는 폐염수는 관리 없이 배출되는 실정이다. 중점관리구역에서도 폐염수가 증가 시에는 수거지연 등 보관기간 부족, 관리인 고령화로 전문관리 부재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폐염수는 배추를 1차 절이는 고농도 폐염수인 절임수와 깨끗한 물로 여러번 세척하고 발생되는 세척수로 나뉜다. 이러한 폐염수가 담수인 하천에 유입될 경우 하천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특히 겨울철 하천은 유량이 적어 폐염수가 하천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절임염수가 환경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1차 절임 폐염수의 염분농도는 7.25 ~ 16.76%로 해수 염도(3.5%)와 비교하면 최대 5배 정도 높고, 세척수는 평균 0.33% 해수보다 낮게 나타났다. 세척수의 염분농도는 해수의 1/11 수준으로 낮아 하천 생태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물벼룩을 이용하여 생태독성지수를 알아보는 급성독성 실험결과, 염의 농도가 0.265% 이상에서는 물벼룩 생육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 세척수 역시 관리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천수 오염도 조사결과 김장철 배추절임 시기에 소금물로 인해 염소이온의 농도가 증가하고 전기전도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염소이온과 전기전도도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기술적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생태독성의 관리기준인 0.265%의 염농도는 염소이온 1600ppm, 전기전도도는 5000μS/cm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절임수 뿐만 아니라 세척수도 전기전도도는 5000μS/cm 이하로 희석하여 방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절임시설은 대규모 작목반 이외에 마을 가구 단위의 소규모로 운영되어 행정적 관리는 한계가 있으므로 농가에서 손쉽게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확대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장중심의 신속대응을 위해서는 염소이온 측정보다는 저가이고 측정이 손쉬운 전기전도도를 지표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한다. 마을을 흐르는 하천의 생태보호 의식 함양과 교육을 통한 희석방류 등의 자발적 관리가 요구된다. 작목반 절임시설에서는 1차적으로 고농도 절임수를 적극적으로 회수해 소금 생산 등 재활용하고 2차 발생되는 세척수는 희석 방류하는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폐염수 배출로 생태계가 흔들리고 물고기가 없어진다면 어렸을 적에 올갱이 줍고, 고기잡던 향수를 느끼던 마음속 고향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지금 한 순간의 편의보다는 후세를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폐염수 관리에 자발적 동참과 제도보완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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