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이재선 농학박사

 

농촌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며, 고령화율은 도시 보다 3배 정도 높은 47%로 농업경영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업 현장에서는 일손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농업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는 관행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농업의 탄소중립, 기후 위기 적응, 스마트화와 디지털화 등 미래 농업을 위한 기술 고도화 및 실용화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최소한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더 나아가 미래 농업 실현을 위해서도 농업인력 문제 해결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멀칭 비닐은 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할 때 지온상승, 잡초 억제와 토양수분을 보호하기 위해 농가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거와 재활용 비율이 매우 낮아 농촌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영농 폐비닐이 해마다 꾸준히 32만 톤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 멀칭용 비닐이 25t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품질이 양호한 폐비닐 7t 정도는 민간에서 재활용되고 있고, 품질이 낮은 18t은 한국환경공단 수거사업소에서 수거되고 있으나, 나머지 7t은 불법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9, KOSIS). 또한 마을 곳곳에 방치된 폐비닐은 바람에 날려 계곡에 쌓이고 장마철에 하류로 쓸려가 배수구와 하천을 막는 등 재해 발생 원인이 된다. 따라서 영농 폐비닐을 효율적으로 수거·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러한 영농 폐비닐을 효율적으로 수거·처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1년여 이상의 시도 끝에 트랙터 부착형 폐비닐 수거기를 개발해 20235월 특허 등록됐다. 밭작물 재배 작업 중 가장 힘든 멀칭 폐비닐 수거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인력 수거 대비 작업시간과 비용을 92% 절감할 수 있고, 기존 1골 수거형에 비해 3골 이상을 동시에 수거할 수 있다. 폐비닐을 수거하면서 흙을 털어주는 가이드를 설치해 이물질에 의한 폐비닐의 재활용 비율을 높였으며, 방향 조절 장치를 적용, 폐비닐 수거 시 비닐 끊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45도 각도가 유지되도록 설치했다. 트랙터 유압모터로 회전판을 작동시켜 폐비닐이 롤 형태로 수집되며 수거된 비닐을 인력으로 옮기지 않고 한 장소에 거치할 수 있다. 트랙터 로더 부분에 설치 시 바로 운반차에 상차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 폐비닐 집하장에 수거된 폐비닐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유관상 매우 지저분하고 바람에 날리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폐비닐 수거 장치는 롤 형태로 수거돼 외관상 보기가 좋고 묶여진 폐비닐은 엉켜있지 않고 잘 풀어지기 때문에 폐비닐 재활용에도 좋다.

 

농촌진흥청 전국 시범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될 계획이다. , 마늘, 양파 등 다양한 비닐피복 밭작물에 적용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폐비닐을 수거할 수 있도록 현장 적용을 통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자동 폐비닐 수거기가 농촌의 폐비닐 수거 노력을 절감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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