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손 내밀어 바람결과 악수하라”
그곳에 가면 무기력한 생활에 활력 줄 것
소정리길에서 만난 ‘바람결 카페’
화덕에 직접 구운 정통 이태리스타일 피자 일품

 

충북 옥천군 군북면 소정리 대청호 주변은 가로수가 벚나무다. 2.5km 정도의 길에 약 1000여 그루 벚꽃이 일시에 만개하면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4~5월 소정리 벚꽃길 풍경과 어우러진 대청호반을 보기 위해 인근 대전에서 몰려오다 보니 부근에 크고 작은 카페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벚꽃 흩날리는 날은 마치 봄에 눈 내리는 듯한 장관이 펼쳐지기도 한다. 잎이 지고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면 벚꽃 가로수길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나뭇잎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대청호 물줄기와 녹음 어우러진 길을 천천히 운전하다 보면 세상 시름 같은 건 단번에 날릴 수도 있다. 이곳은 절대 빠르게 운전하면 안된다. 창문을 열고 차창 밖으로 손 내밀어 바람결을 만져볼 것을 권한다. 바람과의 악수는 무기력한 생활에 활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여유를 잃어가는 하루를 충전하기 위해 낯선 길에 나서는 것은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선택이다. 여행길 발길 닿는 카페에 들르는 것은 주변 풍경을 더 깊이 마음에 담아보겠다는 뜻일 거다. 차 한 잔의 여유는 생각보다 큰 힐링이다.

 

 

소정리 길에서 만난 카페 바람결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성왕로 1884, 그곳에 가면 카페 바람결이 있다. 소정리길을 운전해 가다 만나게 되는 11개 카페 중의 한 곳이다. 옥천이 고향인 홍승운(56·사진) 화가가 3년 전에 문을 열었다. 그는 민예총 미술 분과에서 서양화가로 활동 중이다. 가족전(옥천도서관 전시실), 지용회전(옥천문화원 전시실), 군집개인전(옥천도서관 전시실), 충북민족미술전(옥천도서관 전시실), 충북민족미술인협회전(청주무심갤러리), 충북민족미술인협회전(청주예술회관 전시실)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카페를 하면서도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일어나 그림 그리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는 그는 낮에는 카페 주인으로 맛있는 커피를 타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 대표는 주변에 새로운 카페가 오픈될 때마다 손님들이 현저하게 줄어 힘들긴 하지만 2~3개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늘 준비하고 있다쉼을 얻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 맛과 멋 모두를 내줄 수 있기 위해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페 바깥에 화덕을 만들고 이곳에서 피자를 굽기도 한다. 정통방식으로 피를 얇게 만드는 데 굽는 것까지 직접 하고 있다. 화덕피자는 입소문이 나면서 꽤 인기가 높다.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참나무 장작으로 직접 구운 피자는 정통 이태리 스타일로 치즈를 많이 넣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베이글도 화덕에 직접 굽는다. 그때그때 소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노릇하게 구운 베이글을 쪽파 크림치즈소스를 얹어 먹으면 맛과 향에 매료되게 된다. 한번 맛본 이들은 베이글이나 화덕피자를 맛보기 위해 다시 찾는다.

그는 고급스런 커피맛을 내기 위해 고농도 드립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커피 마니아층을 위해 준비한 것. 손수 담은 레몬청, 청귤청, 오렌지, 생강청도 인기다.

카페 내 곳곳에 전시된 홍 작가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소리’, ‘나비처럼’, ‘화전놀이같은 작품 감상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단순화된 선으로 표현된 작품은 자유로운 동심을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여유롭고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기분을 상승시키는 데 일조한다.

당신의 하루가 무료하다고 느껴질 때 옥천 가로수 길을 찾아가라. 대청호 물살에 시선을 두고 시간이 멈춘 듯 가만히 앉아있는 잠깐의 휴식이 지친 마음을 충전시키는 처방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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