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농업기술원 와인연구소 박의광 연구사

 

농업연구사는 일반적으로 공무원 재직 중 건축물 공사 감독을 맡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본인은 건물 짓는 일과 꽤 인연이 깊은가 보다. 코로나19를 겪은 최근 3년 동안 와인 양조발효 실험실, 양조용 포도 스마트팜 등 총 4건의 건축행위를 하였고 공사 감독공무원이 되었다. 어느 해에는 3건의 공사가 동시에 진행돼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힘든 적도 많았다. 이 업무가 올해 말이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벌써부터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공사 감독공무원을 하면서 나름의 원칙은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규정을 지키면서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다고 한다. 건축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발자국 소리가 하자를 줄이고, 좀 더 반듯하고 튼튼한 건축물로 만드는 응원곡이 된다고 생각한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가끔 경력이 짧은 업체가 선정될 수도 있고, 설계가 목적하는 것과 다른 경우도 있으며, 자연재해와 유사한 것이 발생돼 건축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공사는 잘해야 본전이란 말을 왕왕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계획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공공 건축물은 낙찰가율, 낙찰업체의 내부 업무조정 등 다양한 사유로 실제 건축금액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증축된 양조발효 실험실의 경우 설계비용을 포함한 예산 금액은 25000만원이었지만, 조적조로 마감된 실험실의 면적은 170정도로 3.3485만원으로 건축하였고 실내외 마감 또한 나름 만족스럽고 반듯하다. 건축물은 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계단계부터 건축사와의 면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건축단계에서도 상황에 따른 설계변경으로 목적하는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생각하는 청렴, 그것은 맡은 바 업무에 규정을 준수해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이런 원칙이 설계도면, 건축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감독공무원으로 역할을 다하려면, 건축 관련 법규와 규정을 잘 알고, 건축 현장을 감독하는데,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별반 없는 가운데 갑자기 해야만 하는 역할이 주어진 점이다. “마음을 다한다는 내 나름의 청렴의 의미가 버겁기도 하다. 건축물의 사용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건축물의 기술적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는 말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한 만큼 건축물이 반듯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전쟁이나 지반불안정 같은 돌발변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이럴 때면 어둑어둑해지는 저녁무렵 공사현장을 오른쪽으로 돌다가 왼쪽으로 돌기를 반복하게 된다. 긴 호흡으로 방법을 모색해 본다.

마음을 다하면 건축물이 좀 더 반듯해 질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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