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장

 

예로부터 음력 11일부터 정월대보름까지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기간이라 불렸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만큼 설렘도 크고, 맛있는 음식도 마음껏 장만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명절을 전후해서 장시간운전이나 지나친 가사노동, 스트레스로 신체적, 정신적 증상 즉, 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 중 여성들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 바로 손목통증이다.

실제로 40대에서 6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손목질환으로 알려진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여성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124000여 명이고, 남성 환자는 44000여 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3배나 많다. 아무래도 육아를 비롯한 가사노동량도 남성보다 많은 반면, 남자보다 체구가 작아 손목터널이 좁고 약하기 때문에 발생 빈도가 높다 할 수 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면서 칼질하는 행위, 프라이팬을 쥐었다 폈다 하는 행위,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 손목을 비트는 행위, 걸레질하는 행위 등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 내 손목을 과사용하게 되면서 명절 후 손목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관절의 퇴행이 시작되거나 이미 시작된 퇴행이 빨라지기 시작하는 40대 이상의 연령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도 이를 수 있으므로 관련 징후를 빠르게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크게 감각이상’, ‘통증’, ‘근력저하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손바닥 안쪽·1,2,3번째 손가락이 저리거나 무감각한 경우 주먹을 꽉 쥐는 등 손에 힘을 가했을 때 손목터널이 지나가는 자리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 손가락이 뻣뻣해지거나 부어올라 손가락 끝마디 쪽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물건을 세게 잡지 못해 물건을 들려다가 떨어뜨리는 경우 물건을 잡았을 때 감촉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징후다. 이러한 징후가 인지된다면 휴식을 취하면서 조기에 치료해야 더 큰 질환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잠깐의 휴식 혹은 파스를 붙여 통증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완전히 치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언제 다시 만성화된 통증이 발현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소 번거롭더라도 징후가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아 주된 증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손목 주변의 기혈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약침이나 침, 한약 등으로 치료한다. 신경의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정중신경이 지나는 통로에 약침 같은 정제된 한약재를 환부에 직접 놓아서 염증을 제거하거나, 침치료를 통해 손목주변의 긴장된 근육을 완화시킨다. 그리고 손목관절이 유난히 약하거나 평소 직업적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일이 많은 분들에게는 뼈와 인대를 강화해주는 한약을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 컴퓨터의 사용이 늘면서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손목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손목통증은 재발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무리한 사용을 자제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손목 보호대, 스트레칭, 찜질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생활습관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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