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욱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

이광욱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
이광욱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장

2년전 발병한 COVID-19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등 사회 곳곳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업무에 있어서도 재택근무 등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비대면 진료 또한 법적 뒷받침이 된다면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의료산업 종사자들의 노력과 세계적인 인류의 노력으로 백신은 이미 개발되어 접종되고 있고 치료제 개발 또한 눈앞에 두고 있다. 화이자니 모더나니 전 국민이 코로나 백신의 이름뿐만 아니라 효능까지도 다 알고 있으며 전 국민의 대부분이 접종 완료될 날도 머지않았다.

백신, 신약 등의 개발에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이전에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통해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치고 있다.

이렇게 인류의 수명 증대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의료산업 발전의 양대 축인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약과 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시험하는 과정에는 인류의 노력뿐만 아니라 수많은 실험동물들의 희생에 힘입은 바 또한 크다.

이러한 과정에서 희생되는 실험동물이 2020년 한해 국내에서만 해도 371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또한, 실험동물에서 안전하다고 확인되었다고 해서 인간에게 안전성이 담보되는지 완전한 증명이 되고 있지 않으며 효과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 동물실험을 거친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제가 시판되었는데 후에 태아 기형을 유발시키는 등 동물실험 결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결과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동물실험을 통한 사전 스크리닝 기능을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동물실험을 당장 없앨 수도 없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반려견과 산책하는 애견인들을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반려묘도 우리의 삶에 들어온 지 오래다.

이제 인류도 반려동물과의 동반자적인 관계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대에 언제까지 동물이 인류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여 년 전부터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돼왔으며 10여 년 전부터는 구체적으로 동물대체시험법이라는 이름으로 3R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동물실험에 있어 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완화(Refinement)의 방법을 통해 희생되는 실험동물의 수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실험동물의 희생을 줄이고 없애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체시험법의 개발이 뒷받침되어야만 인류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생명의 가치를 높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대체시험법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노력이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불 수 있다.

인체유래 세포를 배양하여 독성시험이나 자극시험을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는 분과위원회를 두어 각 분야별로 대체시험법을 개발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방법론이 동물실험보다 인체에 대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

우선적으로는 화장품 개발에 있어서는 동물실험이 금지되었다. 의약 개발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서도 몇 가지 항목에 있어서는 세포독성시험 등을 통하여 동물실험을 대체하고자 하는 시험법이 정립되었고 실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첨단대체시험법(New Approach Method)이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동물보호를 넘어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인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에 필수적인 안전성, 유효성 시험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시험법을 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체장기모사세포(Organoid)나 장기칩(Organ-on-a-chip)을 만들어 직접 인체세포와 인공 장기세포를 대상으로 시험을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뢰성 있는 시험법을 정립하고자 연구기관과 국가에서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실험법을 통해 정립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하고 인공지능(AI)의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인튜가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만으로 동물실험 없이 약효를 평가하거나 기기의 독성 문제점 등을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 시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필요성을 느끼면 언제나 그렇듯이 해결책을 찾아 왔다. 이러한 인류의 노력이 멀지 않은 미래에 결실을 맺어 인간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으로 믿는다. 여기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헌신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작권자 © 동양바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