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대사관처럼 이탈리아 음식과 문화 알리고파”

 

작은 얼굴에 멋스럽게 기른 턱수염이 돋보이는 한 청년이 있다. 이국적 외모에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 셰프인 그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단골 질문은 혹시, 어느 나라 분인가요?”.

청주 중앙동사무소 옆 골목, ‘오스테리아문을 운영하고 있는 김문현(36·청주 사직동) 셰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은 오스테리아문의 대표인 김 셰프는 나름 지역의 유명인사다.

'오스테리아문2019년 청주에서 열린 청주세계휠체어펜싱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탈리아 선수단이 찾아 극찬을 한 곳으로 한 때 유명세를 탔다. 또 김 셰프는 2018년 그의 스승인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와 함께 평창 동계 패럴림픽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초청 요리사로 초청받아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그는 꾸준한 봉사활동을 통해 나누는 것이 셰프의 숙명이라는 자신의 요리 철학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셰프로 유명하다. 지인이 운영하는 한 허브농장에 지적장애인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가 하면 청주맹학교 학생들과 가족들을 초청해 이탈리아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탈리아 요리를 궁금해하는 곳이 있다면 초청 강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전에는 동부창고, 청년뜨락5959센터 등에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특강을 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실 알고 보면 부모님 모두 한국인인 그는 덕성초, 주성중, 충북고를 나온 토종 청주 사람이다.

아직 미혼인 그는 이탈리아 요리에 미쳐 셰프가 됐고 이제는 외모도 이국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오스테리아문2017년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정부와 상공회의소는 이탈리아 전통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드는 곳에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 인증서를 받은 레스토랑은 국내에 22곳 뿐인데 그나마도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있으며 지방도시로는 청주의 오스테리아문이 최초다.

편안한 작은 공간이라는 뜻의 오스테리아문30석 규모로 소박한 이탈리아 골목 식당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곳에서는 송로버섯(트러플)의 산지인 이탈리아 알바 지역과 토리노 등 북서부 지역의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전채요리, 메인요리, 후식 등 다채로운 요리가 코스별로 제공된다. 와인 종류는 70가지가 넘는다.

특히 건강한 이탈리아 정통 조리법을 고수하면서도 식재료 만큼은 충청도산을 고집하는 로컬 레스토랑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해병대 출신인 김 셰프는 군 제대 후 20대 중반에 멋모르고 청주 수동에 처음 파스타 가게를 열었는데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그는 서울 서래마을 파올로 데 마리아(셰프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를 찾아갔다.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파올로 데 마리아는 이탈리아 미슐랭 감베로로쏘 2포크를 수상한 유명 셰프다.

그는 이 곳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스승에게서 칼질하는 자세부터 고기 손질하는 법까지 4년 간 이탈리아 본토 방식으로 A부터 Z까지 배웠다.

김 셰프는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느끼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것은 이탈리아 음식이 프랜차이즈화, 패스트푸드화 되면서 변형됐기 때문이라며 정통 이탈리아 음식은 좋은 재료로 만드는 매우 건강한 요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곳이 작은 이탈리아 대사관처럼 이탈리아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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