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민원 해결사’ 전옥균 이웃사촌 무료법률상담소장

소송 상담·서식 작성 등 어려운 과정 무료 대행

평탄한 삶 거부, 약자들 위한 법률 히어로택해

세 아이 어머니 3년 치 임금 받아낸 것 가장 뿌듯

연간 상담 2천여건약자가 행복한 세상 꿈꿔

 

이웃사촌 무료법률상담소 전옥균 소장
이웃사촌 무료법률상담소 전옥균 소장

 

20여 년 동안 주민를 위한 법률 민원 해결사삶을 이어가는 이가 있다.

충남 천안에서 이웃사촌 무료법률상담소(천안시 서북구 봉서 88 2, 041-581-2511)를 운영하고 있는 전옥균(53·사진) 소장이 바로 그다.

법률전문가인 전 소장은 민형사 소송 상담과 서식작성 등 소송 전까지의 법률 관련 서비스를 무료로 대행해주고 있다.

수많은 이웃이 그의 도움을 받고 어려움을 해결했다.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법률상담 건수가 1년에 1500~2000여 건에 달한 정도란다.

이 중 돈 문제 상담이 가장 많고, 고소·고발 사건, 교통사고가 주를 이룬다고 했다.

사건사고와 관련해 초기대응 방법과 경찰서 등 사법기관에 가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묻는 이도 많다고 한다.

그는 천안 성환에서 2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시골학교 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자라 동네에서는 모범생으로 통했다.

어릴 적부터 남의 일 돕기를 좋아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 준비를 하면서 막노동과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틈틈이 생활비를 벌었다.

이 때 열심히 일하고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수개월 치 월급을 떼었다’, ‘부당해고를 당했다‘ , ‘누명을 썼다등등. 이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다.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고소장 등 서식 작성을 도와주고, 때로는 노동부와 경찰서, 관할 관청 등을 동행했다.

이후, 평범한 인생을 거부하고 약자를 위한 삶을 살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법률 민원 해결사의 길을 걸었다.

홀로 세 아이를 키우는 한 아주머니의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준 적이 있는데, 가장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2018년 당시 한 공장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인데, 5년간 3890원을 받고 일했다는 한 아주머니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아주머니는 국선변호인, 노무사 등을 만나봤지만, 자기편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전 소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노동청 등에 진정서를 제출해 회사로부터 3년 치의 최저임금을 받아냈다.

전 소장은 시효가 3년이어서 3년 치밖에 못 받아드렸지만, 아주머니가 고맙다며 건넨 김밥 두 줄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수년간 관할기관들이 나몰라라했던 국유지 불법 야영장 민원도 단숨에 해결했다. 2018년 당시 국유지 소나무 숲에 불법 야영장이 들어서 인근 펜션들이 숙박 손님을 빼앗겨 큰 손실을 보고 있었다.

펜션 주인들이 군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경찰서 등에 철거 민원을 제기했지만, 벌금과 과태료만 부과할 뿐 소용이 없었다.

그는 민원 해결관련 법률을 찾아 낸 뒤 관련 공무원들에게 제시하고,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불법 야영장이 사라졌다고 했다.

 

최근에는 원청으로부터 인건비 12000만원(200여명 분)을 떼이게 생긴 한 중소기업을 도와 채권금액 전액을 받아주기도 했다.

그는 이런 애환 등을 담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헌법 이야기책자를 내고, 책을 판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영어, 법률 강의도 하고 헌법 이야기를 판 돈 등으로 겨우겨우 살고 있지만,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무료법률상담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전 소장은 쉰이 넘은 나이에도 결혼하지 못했다. 남을 돕는 일이 일상이고, 순탄한 삶을 거부하다 보니 지금껏 미혼으로 살고 있다.

작은 재능이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면 그 가치는 배가 된다고 그는 말한다. 배워서 남 주나, 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도 일하는 사람에 대한, 약자에 대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달리고 있다. 천안 최재기 기자newsart7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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