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생충상(parasite fauna) 정립과 기생충병 관리에 일조한 것 보람

손운목 교수(오른쪽)가 기생생물세계은행에 기생생물자원을 기탁하고 있다.
손운목 교수(오른쪽)가 기생생물세계은행에 기생생물자원을 기탁하고 있다.

 

손운목 경생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손운목 경생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기생생물세계은행이 출범한 이래 손운목(66· 사진 ·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가 1호 기탁자로 나섰다. 손 교수는 1980년경부터 40여 년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수집한 모든 기생충 4만여 점을 기생생물자원 세계은행에 기탁했다. 손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생생물세계은행40년간 수집한 기생생물자원을 기탁하신 뜻은?

기생생물자원은 보관상태에 따라 냉동표본, 액침(에타놀 및 포르말린 고정)표본, 슬라이드표본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들 표본들은 쓰임새가 각각 다릅니다. 힘들고 어렵게 확보한 귀한 기생생물일지라도 활용되지 못하고 보관된 상태로 있으면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수집한 기생생물이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자원으로써 활용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기생생물세계은행에 기탁한 것입니다.

퇴임을 앞두고 계신데 그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세부전공분야가 기생충 형태 및 분류, 역학 등인데 젊은 기생충학자들은 기피하는 분야입니다. 기생충학자로 살아오면서 국내외 기생충상(parasite fauna) 정립과 기생충병 관리에 일조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생충 종을 발굴하여 이름을 붙여 보고하고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에서 실시하는 기생충퇴치사업과 한국건강관리협회를 바롯한 여러 기관에서 주관하는 해외기생충병 관리사업에 참여하여 기여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깁니다.

기생생물자원이 어떻게 사용되길 바라나요?

필요로 하는 사람이 용도에 맞게 사용하기를 바랍니다. 기탁한 표본 중 슬라이드표본은 형태 및 분류 연구와 학생 실습표본으로 사용될 수 있고 냉동표본과 에타놀 고정 표본은 면역학적 및 유전학적 연구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밖에 다양한 목적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쉽게 접근하여 원활히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생생물을 수집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기생충은 숙주특이성을 가지고 있어 숙주의 범위가 다양한 편입니다. 숙주특이성이 낮은 디스토마(흡충류)는 중간숙주에서 감염형 유충을 분리하여 실험동물에 감염시킨 후 성충을 회수하는 과정을 거치면 많은 표본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체에만 감염되는 숙주특이성이 높은 종류는 표본 확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진단 과정에 학문적으로 흥미있는 또는 처음 보는 충란이나 유충이 검출되었을 때 피험자 동의서를 받고 구충제와 설사제를 투여한 후 충체 수집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 뿐만 아니라 약제작용으로 신선치 못한 표본을 얻게 됩니다.

기생생물세계은행 자원 기탁식 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생생물세계은행 자원 기탁식 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운목 교수는 대한기생충학.열대의학회 평의원, 감사, 부회장, 편집위원, 학술지 부편집인, 위원장(학술상위원회, 국제교류위원회, 학술용어위원회), 대한의생명과학회 이사 겸 편집위원, 한국동물분류학회, 한국건강관리협회, 사단법인 기생생물세계은행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대한기생충학회 학술상,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8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한국건강관리협회 우수논문상, 대한기생충학.열대의학회 신풍호월학술상, 경상대학교 건강과학연구원 ()우수연구원상을 3회 수상한 바 있다. 도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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