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동양바이오뉴스=이화선 기자) 한국의 고혈압 환자수가 지난해 현지 기준 750만명에 달한다.

세계 고혈압의 날(5월17일)을 맞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고혈압 환자 수는 2014년 707만명, 2015년 721만명, 2016년 752만명으로 2년새 6.4%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이 고혈압 환자가의 유병률이 높지만 그만큼 올바르지 않은 정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혈관이 있는 곳이라면 인체 거의 모든 기관에 손상을 끼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제때에 약물치료를 하면 합병증 위험을 50%까지 줄일 수 있는 데도 임의로 약물 복용을 늦추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고혈압약을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게 절반 정도는 사실이다.

환자가 획기적으로 체중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교정해 목표 혈압을 유지한다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택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환자가 약물 없이도 목표 혈압을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기본 혈압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물 없이 혈압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고혈압 환자에 약물치료를 권하는 게 아니므로 처방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복용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고혈압 환자의 목표치가 다양하게 거론된다고 해서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자의적으로는 판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계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 목표를 140㎜Hg이 아닌 120㎜Hg 이하로 조정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미국내과학회는 6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치료 권고 기준을 기존보다 높은 수축기 혈압 150mmHg로 잡았다.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140㎜Hg/90㎜Hg을 고혈압 기준으로 삼는 건 동일하다"며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목표치를 다르게 제시하는 것뿐이므로 고혈압 기준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약만 잘 먹어도 합병증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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