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덕 유원대 의약바이오학과 교수

 

박용덕 유원대 의약바이오학과 교수

충북 영동군 소재 영동대학(현. 유원대학교)에 임용된 후 처음 제안받은 공동 연구과제는 산업자원부 주관 전통기술첨단화사업의 일환인 일라이트 첨단화에 관련된 연구였다. 영동군은 과일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일라이트 매장량 또한 세계 최대를 자랑하기에 고부가가치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였다.

 영동에 오기 전 일했던 연구기관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소재였던지라 관심을 가지고 조사 및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라이트는 광물이기에 건축과 환경 분야에는 여러 건의 특허가 등록되어 있었지만, 생물학적 효용 가치에 대한 연구나 특허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다만, 지역 축산농가에서 비공식적인 사료첨가제로 사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다는 입소문만 있는 실정이었다. 연구과제 진행 도중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몇 가지 시험에 도전해 작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일라이트는 축산농가의 소, 돼지용 사료에 첨가되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분변에서 메탄, 암모니아 같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유해가스의 제거 기전 등 관련 정보가 알려진 바가 없었다. 당시에도 애완동물 산업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었던지라 일라이트가 애완동물 분변의 유해가스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보고 싶었다. 유원대학교에서 사육 중인 1년생 비글 12마리를 대조군 6마리, 실험군 6마리로 나누어 실험군에만 일라이트 첨가 사료를 공급하였다. 총대장균군은 MPN 법에 따라 분변 희석액 100ml에 존재하는 수로 나타내었으며, 암모니아가스 발생량은 분변 50g을 조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실험결과 기초상태에서는 대조군과 실험군의 분변 모두 총대장균군 수와 암모니아가스 발생량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실험군에 일정기간 일라이트 첨가 사료를 공급한 결과 총대장균군의 숫자와 암모니아가스 발생량 모두 기초상태에 비하여 유일하게 감소하였다. 더욱이 비피더스균은 증가하고 웰치균은 감소됨이 확인됨에 따라 일라이트가 첨가된 기능성 사료를 애완동물에 공급시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하여 유해균의 증식에 따른 유해가스의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분변에서의 악취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전임상 시험을 진행한 2005년에는 동물보호법이 강화되기 이전이었기에 쉽게 중동물을 이용한 시험이 가능하였으나 현재는 매우 까다로운 규정들을 준수하며 실험동물윤리위원회의 감독과 허가를 거쳐야만 시험이 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실험용 쥐를 이용한 급성경구독성 시험 결과 일라이트에 의한 체중 변화, 육안 변화 등의 특이적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일라이트 2,000 mg/kg에서 치사한 동물이 없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 비치 등에 관한 기준 (노동부 고시 제1997-27호, 1997) 과 관련하여 유해물질에 해당되지 않으며, 화학물질의 분류에 관한 국제 조화 시스템 (GHS : Globally Harmonised System)분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다. 더불어 위점막의 조직학적 검사 결과 어떠한 염증반응이나 홍반 소견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만 점막 하직의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인한 적혈구의 수가 증가됨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소견은 오히려 여러 위장 분비세포들의 분비기능에 유익한 영향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따라서 실험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일라이트는 동물의 소화기관에 무해하며 특히 장내세균 중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유해균을 억제시키며 지속적인 투여시에는 가축의 육질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시험 결과를 도출하는데 성공하였으나 시험 종료 후 연구자로서 몇 가지 안타까움이 남았던 것 같다. 너무나 촉박한 과제 일정과 예산으로 비임상 시험의 필수요소인 재현성을 철저히 확인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우리가 평소 접하는 신약이나 기능성 식품들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는 유해성 및 효능 등을 검증받기 위하여 긴 시간 동안 소재 개발, 세포 시험, 비임상 시험, 나아가 임상 시험 결과가 확인되어야만 최종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시험을 여러 번 반복하여도 같은 시험성적이 나오는 재현성 확인은 합리적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다.

따라서 위의 몇 가지 연구 결과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하고 객관적인 관련 연구들이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영동군의 노력으로 작년 12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라이트 협의체가 발족되었고 더불어 일라이트 지식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라이트 지식센터가 설립된다면 체계적인 일라이트 연구 및 사업화의 핵심축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영동군 산업 발전과 충청북도의 바이오산업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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