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완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전 부총장

(동양바이오뉴스) 복지부가 “게임질병코드 도입” 발언 대해 게임 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 산업 위축을 염려하기 때문이며 우리나라는 거대한 게임 산업 수출국이다. 정부도 딜레마에 빠졌다.

복지부는 “WHO 권고는 '게임중독(game addiction)’을 질병으로 분류할 필요성이 있으며 국제사회 공통인식 하에 만들어진 규범이자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것”이라며 한국도 국제적 기준에 발 맞춰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 말은 다소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WHO는 게임 중독은 질병이다. 마약이나 담배,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처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72차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e disorder)’항목을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게임 중독의 증상은 △자발적인 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의 상실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등 이와 같은 현상이 12개월 지속되는 경우다.

필자는 평생 동안 마약 중독에 관해 연구해 왔고 이에 관한 연구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했다. 마약 중독의 현상은 앞서 언급한 게임 중독의 증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뇌과학 또는 정신신경과학 전문가들은 게임 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보는 데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마약 중독과 게임 중독의 현상이 뇌신경과학 측면에서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게임 중독현상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 학업, 규칙적 식사, 기타 사회활동 등 일상생활보다 우선 시 함으로 부정적 결과를 나타내지만 멈추지 못하고 있다. 알코올 또는 마약 중독이 잘 치료되지 않듯이 게임 중독 현상도 잘 치료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지속함으로 뇌 신경구조가 탐닉(addiction)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질병화 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게임이 일종의 문화생활의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지루한 일상에서 게임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또한 즐거움을 준다.

양귀비는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는 최고의 약이지만 또한 마약이다. 통증을 완화하는데 사용하면 좋지만 쾌감을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큰 해악을 가져올 수도 있다. 좋은 것도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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