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재 청주하나병원 뇌혈관센터장

김석재 청주하나병원 뇌혈관센터장

뇌 과민증후군 (Brain Hypersensitivity Syndrome)은 일본의 저명한 신경의학자인 Kosuke Oota 박사가 최초로 정립한 질환으로 뇌세포가 처리하는 여러 가지 감각자극 (통증, 평형감각, 촉각 등)에 대해 과민해지면서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지칭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두통, 어지럼증, 이명, 수면장애, 만성 통증, 저림이 가장 흔하다. 뇌가 과하게 예민해지는 원인 또한 다양한데 섭취하는 음식 중에는 카페인과 술이 대표적이고, 호르몬 변화 (여성의 경우 생리기간 또는 폐경기 때 발생하는 여성호르몬 변화), 수면부족 및 수면의 질 저하, 스트레스 등이 있을 수 있다. 뇌 과민증후군의 진단은 임상 증상을 기본으로 하며 뇌 영상검사를 통하여 뇌 과민증후군으로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뇌 과민증후군은 뇌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기능적 이상으로 인한 질환이기 때문에 CT 또는 MRI와 같은 뇌영상 검사에서는 정상소견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뇌가 얼마나 과민해져 있는지를 시각화해서 볼 수 있는 검사가 있다면 뇌 과민증후군을 진단하는 것이 용이하겠지만 아쉽게도 아직 그러한 검사는 가능하지 않다. 다만 뇌가 예민해져 있으면 뇌로 가는 혈류의 양이 변화되는 경우가 많아 뇌혈류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뇌 과민증후군 치료의 시작은 뇌를 예민하게 만들 수 있는 원인들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는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도 뇌 과민증후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커피(차, 아이스티, 콜라, 코코아가 포함된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를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폐경, 스트레스와 같이 교정이 어려운 원인도 있을 수 있고, 단순히 원인 인자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뇌 과민증후군에는 뇌의 예민도를 낮추어주는 약물들을 사용하는데 주로 뇌전증(예전에 간질로 부르던 질환)에서 사용하는 약물들을 뇌전증에서 쓰는 용량보다 낮추어 처방한다. 뇌의 과민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져 뇌세포의 전기신호에 문제가 생긴 것이 뇌전증이기 때문에 뇌 과민증후군에서 이러한 약들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뇌 과민증후군 치료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수면장애에 대한 교정이다. 수면장애 자체가 뇌를 예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뇌가 예민해지면 수면장애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하여 수면장애를 교정해주어야 한다. 다행히 뇌의 예민도를 낮추어주는 약물들이 공통적으로 수면 개시 및 유지에 도움을 주어 의존성이 있는 수면제 처방 없이도 수면장애가 교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치료 외에 뇌의 예민도를 낮추어 주는 방법으로는 유산소 운동과 경두개자기자극치료 (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가 있을 수 있다. 산책 정도의 가벼운 걷기보다는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뛰는 운동이 뇌의 과민도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기자극치료는 비교적 최근에 소개된 비약물적인 치료방법으로써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효과가 입증되었는데 뇌 과민증후군 치료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뇌 과민증후군에서 뒷목, 어깨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면서 발생하는 통증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물리치료, 압통점주사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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