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서 맞은 아내 우울증 위험 2배…남편은 영향 없어 /고대의대 연구팀 기혼남녀 9217명 분석

한창수 교수

(동양바이오뉴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아내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배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남성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한규만 교수팀은 2006~2007년 한국복지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기혼남녀 9217명의 폭력성과 우울 정도를 조사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기혼남녀 9217명 중 전년도에 우울증상이 없다가 조사시점에 우울증상이 나타난 1003명을 분류하여 조사한 결과,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상 발생위험이 1.96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양방향성 언어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상 발생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폭력의 언어나 피해 및 가해 경험이 우울증상의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성별에 따른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기혼 남녀에서 60세 이상의 고령, 저학력층, 낮은 소득 수준, 경제활동 여부, 만성질환, 과도한 음주, 가족 구성원 간 관계에서의 불만족, 아동 및 청소년기에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 역경을 경험한 경우에 우울증상 발생의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여성의 경우 가족 구성원 간 대인관계 만족도가 낮을 때, 언어적 폭력 경험을 경험할 확률이 늘어나며 이것이 다시 우울 증상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창수 교수는 “가족 구성원 간 불만족이 언어적 폭력의 위험을 증가시켜, 다시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을 올리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족끼리 서로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학술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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