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애(愛) 릴레이' 세번째 주자…"온 국민이 배우면 좋겠어요"

(동양바이오뉴스)기적 같은 마술로 대중의 눈을 사로잡아온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이번에는 '4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심폐소생술 전도사로 나섰다.

심폐소생술은 급성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에 시행할 경우 환자의 생존율을 2~3배 높일 수 있어 '4분의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씨는 지난 15일 저녁 공연을 앞둔 바쁜 와중에도 대한심폐소생협회와 연합뉴스가 공동 주관하는 심폐소생술 알리기 캠페인 '심쿵애(愛) 릴레이'에 동참, 심폐소생술을 직접 배우고 시연했다.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전도사 된 이은결

이씨는 대한민국 마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데뷔 21년차 국가대표 마술사다. 최근에는 단순한 마술을 넘어 환상적인 쇼를 구현한다는 의미에서 '일루셔니스트'로 불리고 있다. 이달 초부터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더 일루션' 공연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이 그렇듯 예비군 훈련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다는 이씨는 자신만만하게 마네킹의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곧게 편 팔과 무릎 꿇은 자세, 얌전히 포갠 손 모양 등 겉보기 자세는 나쁘지 않았던 이씨가 첫 실습에서 받은 점수는 100점 만점에 0점. 실제 사람이었다면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특히 이씨는 10여 차례 가슴 압박을 한 뒤 인공호흡을 위해 쉬어가는 식으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는데 옛날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준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심폐소생협회 홍보위원)는 "현재 일반인들에게는 인공호흡 없이 꾸준히 가슴 압박만 하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인공호흡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은 인공호흡에 시간을 뺏기기보다 가슴 압박에 집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대신 의료진이 올 때까지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

이씨는 인공호흡을 빼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압박 깊이 등을 교정한 뒤 재차 도전했다.

압박 속도가 너무 빠르면 심장에서 뇌로 피가 돌지 않아 효과가 없으므로 1분에 100~120회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압박 깊이는 5cm 정도가 적정하다.

이씨가 협회에서 제시한 주의사항을 숙지한 뒤 다시 도전해 얻은 점수는 98점. 2분 만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씨는 "기본적인 심폐소생술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0점이 나와서 충격적이었다"면서 "정확한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급한 상황에서 주변 사람을 위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인 만큼 온 국민이 반드시 배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노태호 대한심폐소생협회 홍보위원장(가톨릭대 의대 교수)은 "심정지가 발생하면 1분에 10%씩 뇌가 손상돼 10분이면 사실상 뇌사 직전에 이른다"며 "구조대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즉각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므로 일반인들도 평소에 숙지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와 연합뉴스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유명 인사가 직접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심쿵애 릴레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음악인 남궁연씨가 첫 주자로 나섰고, 지난달 발레리나 김주원씨가 참여한 데 이어 이씨가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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