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노작이란 ‘애쓰고 노력해서 이룸’, 혹은 ‘그런 작품’을 말한다. ‘힘들여 부지런히 일함’이라는 뜻도 있다. 필자는 ‘힘들여 부지런히 일함’에 방점을 찍고 싶다. 우리 몸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도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노작교육은 몸을 움직여서 일을 하는 교육을 말한다. 노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밭을 갈기도 하고, 노동기구를 만들기도 하며, 창의적인 활동을 보태기도 하는 교육이다. 필자는 종종 4차산업혁명시대의 교육에 대해 말하면서 초융합, 초결합, 융복합 등의 용어를 많이 사용했다. 앞으로의 시대는 초연결의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뉴스에 의하면 가구를 만드는 회사에서 음식 만드는 것에 도전했다고 한다. 종이 위에 그림 설명서가 있고, 각 정해진 위치에 음식재료를 놓고 둘둘 말아서 오븐에 넣고 익히면 음식이 돼서 나오는 방식이다. 참으로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가구를 조립할 때 활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음식 만드는 작업에 적용한 사례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가구 만드는 일과 음식 만드는 일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에서 착안하여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한 가구 회사의 발상이 초연결시대임을 실감하게 한다.
 미국에서 외과 수술을 가장 잘 하는 의사는 한국인이다. 그녀는 어려서 어머니께 바느질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여자는 모름지기 바느질을 잘 해야 시집가서 사랑받는 다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다. 필자의 조모도 바느질한 결과를 보면 마치 재봉틀로 박은 것과 같을 정도로 촘촘했다. 할아버지는 늘 그것이 자랑거리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렇게 여인의 삶의 한 면이었던 바느질이 미국의 외과수술에서 섬세함으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여인으로의 삶에서 만족하지 않고 의사가 되어 사람들을 살리는데 바느질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모든 학문은 이와 같이 연결되어 있다. 철학을 기반으로 해서 물리학이든 공학이든지 간에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요즘 인문학이 인기를 잃고 있다. 공학이나 실용음악 등에 밀려 변방의 학문이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게임도 복잡하면 바로 포기하고, 인터넷도 3초를 기다리기 힘들어 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한국의 인터넷이 발전하기도 하였지만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복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터미널을 만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재주가 좋다. 아주 섬세한 것도 잘 만든다. 한국어는 표현력이 뛰어나다. 영어로 표현할 수 없는 질박한 언어가 수 없이 많다. 한국인은 정이 많은 민족이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에게는 친절하려고 노력한다. 언어에서도 우리보다 강대국 사람들에게는 ‘00놈’이라고 하지만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사람에게는 ‘00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예를 들면 미국놈, 일본놈, 베트남사람, 캄보디아사람 등등이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가장 잘 하고 자신 있는 것을 팔아먹자고 누누이 이야기해 왔다. 섬세한 노작교육, 정감있는 언어교육, 진취적인 핀업교육 등이 앞으로 우리가 힘써야 할 교육의 미래다. 못하는 것을 억지로 기르려 하지 말고 잘 하는 것을 살려야 한다. 한국인의 민족성과 빨리빨리 근성 등을 살려서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야 한다.
 좋은 재료가 창고에 가득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우리의 좋은 건물, 훌륭한 장비, 똑똑한 교사, 진취적인 학부형 등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각자 자신만 알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암담하다.
 ‘나’와 ‘우리’는 둘이면서 하나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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